2025년 3월 25일부터 29일까지 경북 의성군-안동시-영양군의 산불 현장을 11명의 재난구조 요원들이 방문해 구호 활동을 펼쳤다.
3. 25~26 의성군
첫날 우리 일행은 모퉁이돌선교회의 오랜 회원이자 의성군에서 채소 모종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장로님을 찾아가 인부들의 안전과 모종 비닐하우스에 피해가 없기를 기도했다. 농가에서 발길을 돌려 읍내로 나오는데 불과 몇십 분 전까지만 해도 안전했던 그곳이 강풍을 타고 날아온 불꽃이 옮겨 붙어 도로 가의 소나무 숲과 가옥을 맹렬하게 태우고 있었다. 매캐한 연기와 열기로 10미터 앞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운전을 하는데 순식간에 공포와 혼란이 덮쳤고, 화마를 간신히 피해 가까스로 의성군을 탈출했다.


다음날 아침 어제 방문한 농장에 다시 들렀다. 밤 사이 멀쩡했던 비닐하우스와 모종들이 30% 정도 소실되어 있었다.(피해액 3~4억 원으로 추정). 주변에 있는 농가 두 채도 새까맣게 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장 인부들과 주인 장로님 가족은 밤새 날아온 불꽃과 사투를 벌여서 끈 덕분에 남은 모종을 출하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는 피해당한 농장의 모습을 살피며 하나님께서 보호하여 주실 것을 두고 같이 기도하였다.



어제 산불로 의성 사랑의교회 비닐하우스 30% 불탔다 (피해액 3-4억)
3. 26~27 안동시
농장을 나와 향한 곳은 일주일 가까이 의성에서 옮겨 붙은 산불이 확산되고 있던 안동시였다. 안동 실내체육관과 낙동강변에 위치한 구호지원소에 가 보니 119 소방요원들이 대기하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두 조로 나눠 한 조는 소방요원들의 배식과 음식물 분리수거를 돕고, 다른 조는 실내체육관에 도착한 구호물품을 수령하고 정리했다.


안동시 실내체육관 구호물품 수령 및 정리, 안동시 119 구조요원 배식과 음식물 분리수거 지원
3. 27~29 영양군
그러는 동안 안동시로 번진 산불이 강한 동풍을 타고 의성군-안동시-청송군-영양군-영덕군 등지로 퍼졌다. 우리는 이 시군들 중에서 가장 자원봉사자가 부족한 영양군 재난 대피소로 봉사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영양군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군민회관에 불길을 피해온 영양군 주민을 분산해서 수용하고 있었다. IDRN 팀은 영양중학교 실내체육관에 꾸려진 임시 대피소로 이동했는데, 그곳에 온 이재민들의 평균 연령이 80대였다. 화장실에 갈 때 휠체어를 타야 하는 어르신도 몇 분 계셨다.
우리 일행은 대피소로 속속 찾아오는 이재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는 일과, 몸이 불편한 분들이 이동할 때 부축하는 일을 도왔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영양중학교 대피소에 상주하며,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드렸다.





우리가 영양군에서 활동한 밤은 경북이 산불로 몸살을 앓은 지 일주일 째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그날 자정에 기도하며 기다리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은 실내체육관 밖으로 나와 환호의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고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올렸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약 40분간 내린 비와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진 기온 때문에 밤 사이에 산불이 심하게 번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다음날 주불을 잡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우리뿐 아니라 이재민, 그리고 산불과 사투 중이던 진화 요원들에게 은혜가 단비가 아닐 수 없었다.
“어젯밤에 여러분들이 어르신들을 살펴주신 덕분에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이재민들의 잠자리를 정리하고 아침 식사를 배식하고 있는데, 한 분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젯밤에 여러분들이 어르신들을 살펴주신 덕분에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 우리가 미약한 봉사가 그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감사했다.
다음날 오후 5시경, 산림청에서 공식적으로 산불 진화가 완료됐다는 방송을 했다. 우리 팀은 짐을 정리하여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집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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